(17) 갠지즈강
갠지즈(Ganga)강의 풍경 ............2005. 10. 17.
아침 일찍 호텔 종업원과 함께 갠지즈강으로 향했다.
가트로 가는 길은 새벽녘이라 아주 조용했지만 쓰레기가 거리에 가득하고 악취가 진동을 한다.
1미터 남짓한 좁은 골목은 소들이 길을 가로막고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비켜 주지도 않는다.
일찍 일어난 아이들도 후미진 곳에서 볼일을 보면서 아침풍경에 한 몫 보탠다.
그러나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알아서 걸어가라는 것이다.
가트에 도착하니 호텔에서 미리 전화를 했는지 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배 삯으로 200루피를 달라고 한다.
어제와 비교하면 좀 비쌌지만 호텔 종업원도 있고 해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사공은 우리가 타자 바로 상류쪽으로 노를 젓기 시작했다.
퇴색된 화려한 색의 가트마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생활하수가 흘러내리는데도 소와 사람이 함께 엉켜 목욕을 한다.
상류 쪽으로 계속 올라가자 어제 왔던 버닝가트가 보인다.
아직도 타고 있는 생의 마지막 잔불이 남아있고, 아이들은 그 잿더미 속에서 뭔가를 찾고 있었다.
뱃사공은 어린이들이 찾고 있는 것에 대하여 설명해두었다.
인도 여자들은 금으로 몸을 치장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죽어서도 귀걸이, 팔찌, 목걸이 등을
그대로 치장한 체 태워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재속에서 금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가족들이 찾아 가질 법도 한데, 그러지않는 것은 죽은 자가 다시 환생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무리 문화적 차이라고 하지만 버닝가트는 좀 섬짓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뱃사공에게 다른 가트로 이동하자고 했다.
어느 가트나 행복한 삶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바지를 걷어 올린 가느다란 다리를 반쯤 물에 담그고 콘크리트 바닥에 휘둘러 치며 빨래를 하고,
빨래를 옷가지들이 가트 주변 땅바닥에 널려있다.
갠지즈강의 아침 풍경은 아름다움도, 감동도 아니었다.
가난한 색깔의 풍경에서 내 생각이 이미 굳어버려서일까 혼란이었고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