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India

(19) 죽음의 의미

kim215 2014. 9. 30. 09:49

 

 

갠지즈(Ganga)강과 죽음의 의미 ................. 2005. 10. 18.

 

부처님의 최초로 설법을 했다는 불교의 4대 성지의 하나인 사르나트는 볼거리가 전혀 없었다.

찌는 듯한 더위와 바라나시의 혼잡함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 한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돌아오는 길에 브레드 오브 라이프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들렀다.

시원한 에어콘 바람부터 배낭여행을 하는 우리에겐 너무 사치스러운 장소인 것만은 분명했다.

넉넉한 식사량에 맛도 고급스럽고 분위기 또한 일품이어서

여기서만큼은 모두가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긴다.

 

식사가 끝난 후 바라나시의 구석구석을 보기위해 왈라가 끄는 릭샤 두 대를 빌렸다.

릭샤를 끄는 왈라는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에 속한다.

대부분 마른 체구에 하체 또한 부실하게 느껴진다.

얼굴에는 항상 미소를 짓고 있지만 행복의 느낌보다 순응하겠다는 굴욕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미소마저 가난하게 다가오는 게 나는 너무 애처로웠다. 

우리는 왠만하면 오토릭샤보다 왈라가 끄는 릭샤를 많이 이용했다.

느릿느릿 사람들 사이로, 차와 뒤섞여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성실하게 안내하는 그들이

왠지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왈라의 릭샤를 탔다.

왈라는 서툰 영어를 써가며 좁은 골목길을 따라 구석구석을 성실하게 안내했다.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주거지역을 지나자 규모가 작은 버닝가트가 보였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연기에 그을렸는지 가트 주변이 온통 무채색이다.

강변 가까이 다다르자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친절하게 우리를 가트가 눈에 잘 띄는 곳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우리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도 죽음에 대한 인도인들의 생각과

장례의식에 대하여 투박한 발음의 영어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투박한 발음은 서툰 영어를 하는 사람이 이해하기가 쉬웠다.

 

인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날 화장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부득이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날 화장을 한다고 했다.

설명하던 사람이 힘에 겨웠는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무언가에 중독된 것 같아 보였다.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지쳤는지 옆에 있던 아이에게 뭔가를 사오라고 시킨다.

잠시 후 아이가 가지고 온 것은 뽕잎 같은 나뭇잎에 싸서 씹는 담배였.

담배를 받자마자 바로 씹었다.

담배를 씹을 때마다 니코틴이 쌓여 누렇게 된 치아가 들러나고,

흐느적거리던 자세도 감쪽같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마약을 맞고 기운을 차리는 마약 중독자처럼 가이드의 눈빛도 다시 살아났다.

설명이 계속 이어졌다.

설명을 듣고 있는 중간에도 시신들이 계속 들어왔다.

시신은 대나무를 격자로 엮어서 그 위에 올려놓고 화려한 천으로 감싼다.

그리고는 네 사람의 어깨에 메어 갠지즈강로 옮겨진다.

가족들은 갠지즈강물을 망인의 입에 채우고는 얼굴이 보이도록 하여 가족사진을 찍는다.

후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란다.

인도인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인도인들은 죽음은 행복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모든 절차가 끝난 시신은 장작더미(350정도) 위에 올려놓고 버터와 향을 뿌려

인근 사찰에서 가져온 불씨로 불을 붙인다.

시신의 발쪽에서부터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장작과 시신 전체로 옮겨 붙는다.

시신은 3시간 정도 태운다

대부분이 재로 변하지만 남자의 가슴부분과 여자의 엉덩이부분은

덜 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불이 꺼지고 마지막 영혼인 재와 타다 남은 시신의 일부를 갠지즈강에 던짐으로써

이들이 말하는 행복한 죽음은 마무리된다

인도인들은 죽음은 행복이다.” 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나는 동의할 수 없는 너무나 큰 문화적 충격이었다

 

(사르나트)

 

 

(버닝가트 : 화장하는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