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2005. 10. 4.
아침 7시….. 서둘러 아잔타로 출발한다.
아우랑가바드에서의 여행 일정이 하루 앞당겨지면서 비행기 시간과 맞물려 출발이 조금 바쁘게 되었다.
호텔 앞에는 이미 짚차가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생겼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으로 운전기사가 바뀌어 있었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자기 맘대로 바꿔 버렸다.
그래도 인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아쉬운데 어떻게 하겠는가? 답답하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2시간을 달려 아잔타에 도착했다.
엘로라의 규모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웅장했다.
여러 군데에서 보수작업이 이루어지기고는 있었지만 관리가 엉망이었다.
안내를 해준다는 콧수염 아저씨는 몇 마디 해주고 돈을 요구하고, 석굴기둥에 기대어 졸고 있는 얼굴이
새까맣고 마른 아줌마는 신발을 지켜준다며 10루피를 달라고 했다.
삶의 방법도 여러가지였다.
중간쯤에 이르자 석굴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며
돈을 요구하는 몸이 좀 뚱뚱한 아저씨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돈으로 보이는 것일까?
문화유산이 자기 것인양 가는 곳 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슬기롭게 순간순간 잘 넘겼다.
돈을 아끼는 목적도 있었지만 왠지 그들에게 당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내가 주로 주동이 되었다.
3시간의 짧은 관람 시간 내내 이들을 뿌리치기가 너무나 힘들고 귀찮았다.
우리는 빠른 관람을 위해 가끔 다른 일행들과 섞여서 다녀야 했다.
친절하게 안내하려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팁을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인도에는 공짜가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
그래도 웅장함을 보고 있노라면 그 정도의 귀찮음은 자기도 모르게 금방 잊어버리고
그 신비함이 빠져 그들의 삶과 동화되어간다.
아우랑가바드로 돌아오는 길은 해바라기 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어 사진잡지의 표지처럼
너무도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오후 햇살을 받고 있는 해바라기는 삶에 지친 사람처럼 체념하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내가 늘 생각해오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해바라기와 소, 새까맣게 얼굴이 그을린 할아버지.....
우리에게 애써 웃음을 지어 주시며 사진을 함께 찍어주는 다정함도 결국은 까만 손을 내미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미안하게도 잔돈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조금 녹아 버린 초콜렛을 드렸다.
카메라 화인더를 통해 들어오는 노인과 해바라기, 한 폭의 그림이었지만 왠지 어둡게 느껴졌다.
그래도 노인은 웃어주었다.
아잔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해서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버렸다.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배고픔은 모든 걸 포기하게 만든다.
우리는 서둘러 노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차를 탔다. 속도를 내자
도로의 덜컹거림이 더욱 심했다.
10여분쯤 지나자 운전기사는 손님이 아무도 없는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주문은 아주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학습효과가 분명 있는지 각자가 알아서 치킨커리를 시켰다.
배고픔은 음식의 맛을 무디게 하는 것.... 어느 누구도 맛에 토를 달지 않았다.
오후 델리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둘러 아우랑가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예약된 비행기는 3시간이나 지연되어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인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하니 그냥 넘어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어느 누구 불평하지않는다.
오늘 중으로 타고 갈 수만 있어도 다행이라는 식이다.
3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델리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델리의 시간은 밤 1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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