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타우라 고한
호수를 끼고 있는 마을의 간이역
역에서 내리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쩔수가 없었다.
걸었다.
비를 맞으며, 혼자서 걸었다.
기대도, 목적지도 없었다.
단지 목적만 있었을 뿐이다.
하루를 가장 경제적으로 소비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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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2. 우요일)
로코오 다리
접시꽃 당신(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
.
.
.
(중략)
.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중략)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물을 좋아해서 수국이라고 했던가
수국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귀뜀입니다.
장마철에 조금 습하고 짜증나더라도
수국을 보면서 마음 편하게 가지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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