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에는 친구가 없다.
서귀포의 동쪽 끝, 성산포에는
해물뚝배기 하나 같이 먹을 친구가 없다.
한도교에서,
수산리 마을 어귀에서,
돌 깨는 포크레인 엔진소리에,
주민들의 불만의 소리에 가슴 졸이다가
하고싶은 말 하지도 못하고 코지카페에서 바다만 바라본다.
커피 한 잔, 식빵 한 조각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
멍하니 있다가 사무실로 돌아온다.
이걸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성산포에는 친구가 없다.
오늘은 코지카페의 계단에서 이생진 시인을 만났다.
'감탄사'의 싯귀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노을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2015.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