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요일의 광평 풍경
한라산 아래 첫 마을인 광평은 눈도 많이 내리고, 비도 많이 내린다. 눈도 내리면 대부분 폭설이고, 비는 내리는 것이 아니라 물이 하늘에서 쏟아진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아침 7시, 산록도로는 안개가 자욱했고, 도로의 여러군데는 물고임이 심했다. 이럴 땐 내 몸이 알아서 긴장해 준다. 반복에서 오는 반응이다. 마주 오는 차들이 조금이라도 속도를 내면 자동차 바퀴에서 물벼락을 만들어 낸다. 그 때마다 윈도우의 와이퍼는 격하게 반응하며 물을 밀어낸다.
다른 날보다 늦은 시간에 광평 텃밭에 도착했다. 밤새 비가 많이 내렸는지, 밭이랑은 빗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가 되어있다. 집 옆에 생긴 자연 하천은 흙탕물을 토해내고 있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냥 '비멍'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평소보다 진한 커피와 함께...
